Toss : 금융업의 진입장벽은 어떻게 뚫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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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ss  VIVA Republica 라는 벤처에서 만든 계좌 이체 서비스

상대의 전화번호만 있으면 공인인증 없이 비밀번호 입력 한 번으로 문자메시지(SMS)를 통해 누구에게나 송금을 할 수 있다. 문자를 받은 사람이 송금받을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출금 및 입금 거래가 일어난다. 최초 출금계좌 등록시 공인인증이 한 번 필요하다.(정정) 최초 인증도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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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은행과 CMS 계약을 체결한 것 같은데, 그렇다면 건당 500원인 이체 수수료 중 300원 정도를 SC은행과 고객의 출금 계좌가 있는 은행이 나누어 갖고, 나머지를 이 회사가 가져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증보험료나 금융결제원 수수료 등 부대 비용도 들어간다)

상반기 출시 예정이라는 뱅크월렛 카카오도 아마 비슷한 구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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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월렛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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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답답하게 생각하는 것은 기존 금융회사들은 이런 서비스에 대해 애써 평가 절하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서비스는 아주 기본적인 기능만 구현한 것이고 계좌에 대한 오너십이라던가 실제 지급결제가 이루어지는 인프라는 그들이 들어올 수 없는 금융회사의 고유 영역이므로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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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적인 것은 좋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애초부터 그들은 금융회사의 고유 영역에 별 관심이 없다. 중요한 것은 고객 접점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자. 지금까지 사람들은 이체를 해야 할 상황이 되면 스마트폰을 꺼내 거래 은행의 모바일뱅킹 앱을 실행했다. 그런데 이런 서비스가 확산되기 시작하면 많은 이들이 은행 앱 대신 Toss나 카톡을 열 것이다. 공인인증이 필요없으니 훨씬 간편하고 UI야 뭐 원래 그쪽 전공 영역이니 소비자들은 마다할 이유가 없다. 100만원이라는 이체 한도 제한은 있지만 전체 거래 중 소액 이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부분이니 별로 문제될 것은 아니고, 500원이라는 수수료도 은행과 같은 수준이다. 은행에서 이체 수수료를 전액 면제받는 고객이 아니라면 은행 앱을 실행할 일은 점점 없어질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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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그게 뭐 큰 문제냐?’ 하시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은행은 이체 수수료만 받으면 장땡이지, 고객이 어떤 앱을 사용하든 뭐가 중요하냐’ 라는 생각이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안타깝게도 그게 그렇지가 않다. 부가 가치, 즉 새로운 수익의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영역은 항상 고객 접점에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은 상품의 경쟁력으로 차별화가 가능하지만, 금융과 같은 서비스업은 상품 차별화가 매우 어렵다. 고객 접점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걸 뺏기면 금융회사는 단순 인프라로 전락하게 된다. 게다가 이 접점에 비집고 들어온 업체들이 점차 덩치와 협상력을 키운다면 결국 은행이 받는 이체수수료도 최소 수준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언제나 칼자루는 고객 접점을 가진 쪽이 쥐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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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prem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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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터넷 비즈니스 영역에서 소위 Freemium 이라는 과금 방식이 각광을 받고 있다. 기본적인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여 고객들을 끌어들인 후 프리미엄 기능을 유료로 판매하여 수익을 얻는 방식을 의미한다.

게임은 무료로 배포하고 게임 내 아이템을 판매하는 ‘부분유료화’ 방식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고, 크게 보면 카카오톡이나 검색 포탈도 마찬가지이다. 카톡은 메신저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여 고객기반을 확보한 후 이를 바탕으로 게임이나 마케팅 플랫폼, 이모티콘과 같은 수익모델을 돌리며, 포탈은 검색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여 사용자를 유입시킨 후 배너나 검색 광고를 통해 돈을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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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의 수익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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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이게 꼭 인터넷 비즈니스의 특징이라기보다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가진 일반적인 특성이 아닌가 싶다. 인터넷으로 인해 플랫폼 성격의 비즈니스를 만들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진 것 뿐이다.

전통적인 플랫폼 비즈니스라고 볼 수 있는 은행 같은 경우에도 계좌 개설이나 이체와 같은 기본적인 서비스는 거의 무료(혹은 원가)로 제공하여 고객 기반을 확보한 다음, 금융상품을 판매한다던가 대출을 해줌으로써 수익을 확보하고, 카드사 같은 경우도 기본적인 신용판매 서비스는 거의 무료(혹은 역마진)로 제공하지만, 이를 통해 고객의 지갑 속에 자리를 잡고 있다가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수익을 낸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에서 메신저, 검색, 이체, 신용판매와 같은 기본적인 기능은 크게 차별화하기도 어렵고 직접 돈이 되는 것도 아니라서 얼핏 계륵 같아 보이지만, 수익 창출의 전제조건인 고객 접점을 확보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이다.

기본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면 나머지 수익모델도 연쇄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하며, 아무리 좋은 인프라를 가지고 있어도 고객 접점을 빼앗기면 회사는 접점을 가진 회사에 종속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러한 형태의 사업모델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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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소설을 좀 더 써보자. Toss나 카톡이 이체 서비스 분야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들이 당장 은행처럼 직접 금융상품을 판매하거나 대출을 해줄 수는 없지만, 그 밖에도 할 수 있는 것은 많을 것이다. 트래픽을 기반으로 광고를 붙일 수도 있고 금융상품의 마케팅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 부가가치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즉, 금융회사들이 자사 상품 마케팅을 위해 이들 회사에 수수료를 지급해야 할 지도 모른다. 아니면 매월 걷는 회비를 기반으로 돌아가는 직장인들의 수많은 모임과 관련된 어떤 솔루션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업체들의 이체 거래 점유율이 계속 늘어나고, 또 고객의 거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이와 연계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해진다. 이처럼 추가적인 수익모델이 자리를 잡는다면 500원이라는 이체 수수료가 무료로 전환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며, 이 경우 사용자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은행들은 여전히 인프라에 대한 보상으로 이체 건별로 소정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겠지만,  대신 고객 접점과 여기서 파생되는 미래의 새로운 수익원에 대한 가능성은 새로운 경쟁자들에게 넘겨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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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산업의 Disru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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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역사를 보면 조금씩 케이스는 다르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고객 접점의 이동에 따라 업종간 주도권이 바뀌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월마트같은 대형 할인매장이 나타나면서 많은 제조사들이 자체 유통망을 잃고 유통회사에 의존하게 되었으며, 사람들이 점점 포털을 통해 뉴스를 보게 되면서 신문이라는 언론사의 자체 채널은 힘을 잃었다. IT 회사들이 스마트폰과 운영체제를 통해 고객 접점을 재정의하자 통신사들은 음악, 게임 등 데이터 관련 부가 서비스 플랫폼을  속수무책으로 이들에게 내주어야 했다. 대출 모집인GA(법인 보험 대리점)는 각각 은행 보험사의 고객 접점을 조금씩 대체하고 있으며, 최근 확산되고 있는 배달 앱(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역시 음식점과 고객 사이에 들어가 새로운 접점을 형성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배달앱에 대해서는 시간이 나면 별도로 다뤄보려 한다)

물론 접점을 빼앗기는 입장에서는 이를 막기 위한 각종 대응방안들을 모색했겠지만, 시대적 흐름을 거스르는데 성공한 케이스는 내가 아는 한에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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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ss와 같은 서비스의 출현이 금융회사에 시사하는 바는, 각종 규제 등으로 인해 튼튼하다고 믿었던 금융업의 진입장벽이 사실은 생각보다 견고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Toss가 실패할 수도 있다. 보안 사고가 터지거나, 은행과 감독당국이 나서 제동을 걸 수도 있다. 보안에 대한 우려500원이라는 수수료로 인해 사용자 기반이 충분히 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이 실패하더라도 금융업을 둘러싸고 있는 장벽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서비스는 반드시 또 생겨날 것이며, 그들 중 누군가는 성공할 것이라는 점이다. 금융회사들은 이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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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은 구조적인 변화가 거의 없는 산업이다. 오랫동안 지속된 기존의 패러다임이 워낙 강력한데다 덩치도 크다보니 상황이 바뀌어도 자체적인 변화를 추진하기가 정말 어렵다.

금융회사들이 산업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또 스스로 변화를 주도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최소한 이러한 변화를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안목을 가지고 변화를 주도하는 이들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시대적 흐름을 외면하거나 대항하기보다는 흐름에 올라타는 것이다.

카르텔을 공고히 하기 위해 혁신의 싹을 밟아 죽이는 행위는 단기적으로는 성공할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적응력을 약화시키고 고객과 사회적 효용을 감소시키는 가장 수준이 낮은 전략이다.

구글, 애플과 같이 이미 거대해진 IT 공룡들은 M&A를 통해 변화를 주도하는 작은 회사들로부터 끊임없이 아이디어와 인재, 기술을 수혈받음으로써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의 DNA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회사 역시 고객 접점을 잃고 혁신 기업들의 눈치나 보는 신세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이들의 방식을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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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직면한 위협은 새로운 경쟁자들이 은행을 (결제 인프라와 같은) 백오피스 공공재라는 제한된 역할에만 고립시켜 놓고, 비금융회사들이 고객의 금융 생활에 있어 새로운 얼굴(접점)이 되는 것이다. Bancorp와 같이 비금융회사들(Simple, Moven 같은 벤처기업은 물론 T모바일과 구글과 같은 대기업까지)이 제공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적극 지원해주는 Private-label(자가브랜드, 제조의 OEM, 유통의 PB상품 같은 개념) 은행의 부상은 규제 장벽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저번에 번역한 “은행의 새로운 경쟁자들: 스타벅스, 구글, 알리바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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