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금융전문가인가?

※ 글이 길고 업계 관련 내용이 많아, 금융업에 관심이 없으신 분들은 지루하실 수도 있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일 뿐, 제가 소속된 회사의 입장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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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에 대한 첫 포스트(링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코스트코는 매장의 모든 상품에 대해 압도적인 최저가를 제시할 수 있는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경영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여기서 이 가격에 사는게 잘하는 것일까?’ 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쇼핑할 때 경험하는 근본적인 의심과 걱정을 깔끔하게 해소해주었고, 그 결과 지극히 까다로운 고객들마저 열광적인 충성 고객으로 바꿔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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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금융업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의심과 걱정이 있다면, 이를 해소해줄 수 있는 고객 접점과 경영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는 금융회사는 코스트코처럼 열광적인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처음부터 코스트코의 사례에 주목한 이유도, 이를 통해 내가 몸담고 있는 금융업과 관련해서 상당히 의미있는 논의를 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금융업에 코스트코의 사례를 대입해 보면, 이 논의는 크게 아래와 같은 두가지 질문으로 나눌 수 있다.

  1. 금융상품 선택시 고객이 느끼는 근본적인 의심과 걱정이 있다면 무엇일까?
  2. 이러한 고객의 의심과 걱정을 해소해줄 수 있는 새로운 경영 시스템은 어떠한 모습일까?

아무래도 가장 일반적인 금융회사인 은행을 염두에 둔 이야기가 될 것 같지만, 다른 금융업종에도 상당 부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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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금융회사/상품에 대해 고객이 가진 근본적인 의심과 걱정은 무엇일까?

일반상품과 마찬가지로 ‘최저 금리’ ‘최저 수수료’ 또는 ‘최대의 혜택’에 대한 것일까?

내 생각엔 금융상품은 일반적인 상품과는 다르다. 일반적인 상품은 실체가 있고, 사람들은 자기가 사고싶은 제품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가격에 대해서도 이정도면 살만하다 혹은 비싸다라는 평가가 어렵지 않게 이루어진다. 하지만, 금융상품의 경우 실체가 없어서 유동성이나 정기예금처럼 극히 단순한 상품을 제외하고는 어떤 상품이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어떤 상품에 가입하는게 유리한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금융에 있어서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상담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을 도와주는 ‘전문가’이다. 은행이나 증권사의 상담 직원이나 RM, 보험의 설계사 등 금융회사의 고객 접점에 있는 모든 분들이 이러한 역할을 한다.

나는 금융과 관련하여 소비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의심과 걱정은 바로 이 전문가에 대한 신뢰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사람이 정말 날 위해 상담을 해주는 걸까?
이 사람이 나에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는걸까? 아니면 자기(회사)에게 이익이 가장 큰 상품을 추천하는 걸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고객들의 이러한 의심은 매우 빠른 속도로 커졌고, 이제 고객은 금융회사 직원이 나의 이익을 위해 상담해줄 것이라고는 기대조차 하지 않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 같다. 고객 입장에서 금융회사 직원은 동반자적 파트너가 아니라, 기껏해야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는 협상 상대방일 뿐이다. 겉으로는 친절한 것 같지만 방심하면 언제든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하는 그런 협상 상대방 말이다.

금융회사 직원이라고 해서 이런 상황이 좋을 리 없다. 사람은 누구나 좋은 일, 의미있는 일,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통해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명색이 금융전문가라는 이름을 달고 자신에게 자문을 구하는 고객을 대하면서, 전적으로 고객의 편에 서지 못하고 회사와 고객의 이해관계를 놓고 갈등해야 하는 직원들은 마음은 편하겠는가? 아무리 이를 합리화하는 논리를 만들어 보고 섭섭치 않은 보상을 받는다 해도, 마음 한 구석은 항상 찜찜하고 자존감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은 금융회사 직원들의 전문성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고객에게 득이 되는 솔루션을 열심히 고민해서 당당하게 제안하지 못하고 그저 팔아야 하는 상품을 한 번만 가입해달라고 고객에게 매달려야 한다면, 고생해서 배워봤자 제대로 써먹지도 못할 전문성을 뭣하러 키운다는 말인가? 차라리 고객을 혹하게 만드는 다양한 세일즈 논리와 스킬을 연마하던가, 음주가무를 함께 즐기며 개인적인 친분을 강화하는 것이 영업에도 훨씬 도움이 되고 조직에서 인정받는 방법 아닐까?

요즘엔 인터넷에 넘쳐나는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데, 솔직히 이건 인터넷 때문이라기보다 금융회사의 탓이 더 클 수도 있다고 본다. 정말 상담다운 상담을 해주는 금융회사는 없고 어떻게든 팔고 보자는 식으로 들이대니, 사람들이 얼마나 믿고 물어볼 사람이 없었으면 인터넷 뒤져보고 금융상품에 가입하겠는가?

논의가 약간 벗어낫지만, 어쨌든 금융업에 있어 고객의 공통적인 의심과 걱정은 무엇인가 하는 첫번째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직원이 진정으로 나를 위한 조언을 해줄 것인가’이다. 그러면 이제 두번째 질문으로 넘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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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고객의 의심과 걱정을 해소해줄 수 있는 금융회사의 새로운 경영 시스템은 어떠한 모습일까?

사실 이는 상당히 구조적인 문제로, 부동산 중개인, 변호사, 의사 등등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른 업종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정보의 비대칭성 하에서의 대리인 문제’라든가 하는 학문적 틀에 의해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일단 그런 분석은 전문가에게 맡기기로 하고, 여기서는 코스트코 방식으로 생각해보자.

짐 시네갈 방식의 솔루션은 간단하다. 금융회사가 상품을 안 팔면 안팔았지, 전적으로 고객의 편에 서서 조언을 해줄 수 있도록 영업 방식과 수익모델, 경영 시스템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재구축하는 것이다. 고객에게 ‘이 직원은 자신의 가족에게 하듯, 100% 나의 입장에서 조언을 해줄 것이다’는 강한 신뢰를 줄 수 있도록 말이다. 이 대목에서 짐 시네갈을 비웃었을 현실론적 업계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다시 들려오는 듯 하다.

그런 금융회사는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존재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곳이다
생기자마자 망할 것이다. 고객들이야 좋겠지만 그런 식으로 수익을 어떻게 내겠는가?

자, 이제 우리가 생각해볼 것은 금융업의 코스트코를 만들어서 이 분들을 놀래켜드릴 방법이다. 사실 나도 몇 가지 실마리가 있을 뿐 정답은 없다. 내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이게 옳은 방향이고, 금융업에서도 어떤 형태로든 이러한 혁신이 일어날 것이며, 기존의 기업들은 허겁지겁 그 뒤를 따르느라 대가를 치러야 할이라는 점이다. 애플에 대해 삼성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그랬고, 코스트코에 대해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그렇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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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금융회사를 구현하기 위한 아이디어(과제)를 얘기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상품 판매로부터 자유로운 새로운 수익모델을 개발한다.

금융회사 직원이 고객의 사정을 가리지 않고 상품 판매에 매달리는 이유는 성과평가 지표가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이고, 성과지표가 그렇게 되어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금융회사의 수익구조 자체가 대부분 상품 판매에 연동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상품 판매는 다소 넓은 개념이다. 예금에 가입하고 대출을 실행해야 예대마진이 나오고, 펀드를 가입해야 판매수수료가 나오고, 보험도 계약을 해야 사업비가 나온다. 주식도 거래를 해야 수수료가 떨어지고 카드도 사용을 해야 가맹점 수수료나 이자 수입이 발생한다.

고객에 이익이 되는 방법을 안내해야 하는 조언자로서의 입장과 회사에 수익이 많이 나는 상품을 팔아야 하는 고용인으로서의 입장 사이에서 직원들은 구조적인 이해상충 관계에 놓여있는 것이다. 상품 판매(혹은 거래)가 수반되지 않는 상담은, 그것이 고객에게 아무리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고 가치있는 상담이었다고 한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거의 의미가 없다. 은행에서 간혹 이런 일이 생기는 경우, 이렇게 얘기하시는 고객들이 종종 있다.

‘내가 너무 고마워서 그러는데, 뭐 좀 도와줄 것 없을까? 필요한 것 있으면 얘기해 봐’

그러면 직원은 상담 내용과는 별로 상관없지만 실적 평가에 도움이 되는 상품을 권하고, 고객은 기꺼이 가입해준다. 이런 사례는 미담, 혹은 영업 우수사례로 소개되어 칭찬을 받기도 한다.

환장할 노릇이다. 직원이 사심없이 전문성을 발휘해서 고객에게 큰 가치를 줬는데, 그에 대한 정당한 보수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고작 상담 내용과 별로 상관도 없는(많은 경우 고객에게는 별로 필요하지도 않는) 상품을 파는 것 뿐이라니 말이다.

직원이 전적으로 고객의 편이 되어서 조언을 해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품 판매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근본적으로 이해 상충 가능성을 해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고객의 강력한 신뢰를 확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이건 직원의 성과평가 체계만 바꾸면 되는 게 아니다. 수익모델은 그대로 두고 평가 체계만 상품판매가 아닌 고객 중심으로 바꾼다면 회사의 수익은 곤두박질칠 수 밖에 없다. 그저 장기적으로는 수익이 날 것이라고 막연하게 기대하는 것은 너무 순진하고 무책임한 발상이다.

내가 생각하는 답은 상품을 안 팔아도 돈을 벌 수 있는 수익모델을 추가로 개발하는 것이다. 금융 자문에 대한 수수료를 따로 받는다던가 하는 방법으로 말이다.(은행의 투자자문업 영위는 허용) 그게 과연 현실성 있는 얘기냐는 목소리가 다시 막 들리는 것 같지만, 이 정도로 근본적인 변화를 생각하지 않을거면 애초부터 100% 고객 편에 서겠다는 생각은 포기하는게 낫다. 현재 시스템을 유지하되 적당한 수준에서 균형을 찾겠다는 절충적 논리는 코스트코가 자신의 최대 강점인 최저가를 포기하고 어디에나 있는 대형마트 중 하나로 돌아간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상품 판매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은 그 사실만으로도 고객의 신뢰수준을 엄청나게 끌어올린다. 생각해보자. 내가 고객이라면 어떤 사람을 더 믿을 것인가? 어찌되었건 내게 금융상품을 팔아야 보수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의 조언인가? 아니면 상품 판매에 대한 이해관계 없이 결국 나의 상담 만족도에 의해 보수와 평가가 결정되는 사람의 조언인가? 답은 자명하다.

구체적인 방법은 물론 쉽지 않다. 하지만 코스트코가 그러했듯, 목표가 옳다면 방법은 찾기 나름이고 이를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은 포기하면 된다. 실제로 영국 금융감독청(FSA)은 이미 오래 전부터 “금융 자문 수수료와 상품 판매 수수료의 분리를 통해 판매자-소비자 사이의 이해상충가능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소매판매채널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79p, 보험연구원) 이러한 정책을 통해 성장하게 된 IFA(Independent Financial Adviser)와 같은 영국 금융회사들의 수익모델에 대해 연구해보는 것도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일부 전문적인 상담의 경우 건당 수수료를 받을 수도 있겠고, 변호사처럼 시간 베이스로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영역도 있을 것이다. 좀 더 대중적으로는 연단위 회원제로 수수료를 수취하고, 연 1~2회의 심층 대면 상담과 함께 수시로 개인화된 금융정보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방식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카드의 경우, 고객의 위치/취향/니즈에 대한 정보를 활용하여 가맹점과 고객을 실시간으로 연결해주고, 소개의 대가로 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수익모델도 고객의 신용카드 사용여부와 상관없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다.

고객은 상담 서비스에 대해 비용을 지불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일리있는 말이기도 하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다. 고객은 진정으로 가치있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항상 대가를 지불할 용의가 있다. 앞서 언급한 ‘뭐 도와줄 것 없어?’라고 묻는 고객에게서도 그런 가능성을 볼 수 있고, 개인 트레이너(PT)의 코치를 받으며 건강관리나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났다는 점도 이를 증명해준다. 비싸지만 그만큼 가치를 주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가치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고객으로부터 그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만, 금융회사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렵다고 그냥 고객 탓으로 돌려버리는 것은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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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직원-고객의 신뢰 관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채널 및 인사 시스템을 바꾼다.

보험은 금융상품 중 가장 어려운 축에 속하는 상품이다. 판매하는 사람도 종종 헷갈릴 정도다. 보통 금융상품의 난이도가 자신의 이해 수준을 넘어가면 사람들은 이해를 포기하고 대신 사람을 믿는 쪽을 택한다. 잘나간다는 보험설계사들이 보험상품을 가장 잘 이해하고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고객이 처한 상황을 잘 이해해주고 인간적인 신뢰관계를 형성하는데 가장 뛰어난 사람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들은 한 고객과 몇 년은 보통이고 심지어 10년이 넘게 친구로서 그리고 조언자로서 관계를 유지한다. 이러한 사람 사이의 신뢰관계는 아무리 발달한 기술이나 시스템으로도 대체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앞서 논의한 대로 모든 상담 직원이 100% 고객 입장에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고 해도, 현실의 인간관계에 있어서 고객이 직원에게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데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직원 또한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 또한 직원과 고객이 서로를 잘 이해하고 신뢰 관계를 유지-강화하기 위해서는 항상 접점을 이어가며 관계를 계속해야 한다. 연령대나 관심사, 거주지역 등 평소 생활 환경이 비슷할수록 신뢰 형성이나 관계 지속이 훨씬 용이할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일부 보험설계사들과(이 분들은 사실 개인사업자에 가깝다) 소수의 Private Banker를 제외하면, 현재 대부분의 금융회사 시스템은 직원과 고객이 장기적인 신뢰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환경을 전혀 만들어주지 못하는 것 같다. 직원들의 발령지도 그렇고, 소속 지점을 벗어나지 않는 근무환경이나, 2-3년이 지나면 계속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는 인사 시스템도 그렇다. 직원 입장에서도 담당 고객들은 있지만, 이들과 접촉하고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오프라인 채널 내점 고객은 점점 줄어드는데,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본 적도 없는 고객에게 고작 문자나 우편물을 날리는 정도다.

앞으로는 직원이 고객과 보다 강력한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발상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직원들이 출신지 또는 실제로 생활 기반이 있는 지역에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지점 자체 채용도 좋은 방법이다), 지점간 인력 이동은 최소화한다. 직원들은 지점을 나가 고객을 찾아다니며 상담을 해주고, 화상상담, SNS 등 IT 기술을 활용하여 고객과의 접촉을 강화한다. 전통적인 형태의 지점은 줄이되, 그 대신 주요 거점에 소속 지점과 상관없이 직원들이 고객과 약속을 하고 만나 상담할 수 있는 상담센터를 대폭 늘린다.

물론, 내부 관리 차원에서 반대 논리도 충분히 있을 것이다. 한 지점에 오래 있으면 사고가 나기 쉽다던가, 정기적으로 근무환경을 바꿔주는게 Refresh에 좋다던가, 고객과의 관계를 회사(시스템)가 아닌 직원 개개인에게 너무 의존하게 된다던가. 모두 일리 있는 지적이다. 어느 한 쪽이 절대적으로 옳고 틀리다기보다는 전략적 선택의 문제인 것 같다. 하지만, 맨 처음 전제한 것처럼 ‘항상 고객을 위해준다는 강력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둔다면, 반대 논리는 코스트코의 불편한 부분처럼 수용하고 최소화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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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의 사례를 계기로 삼아 평소 생각한 것을 정리해 봤지만, 사실 내가 생각해도 기존의 대형 금융회사들에게 이 정도의 커다란 변화를 요구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이런 혁신에 성공하는 기업은 보다 작은 회사가 아닐까 싶다. 각 업계의 후발주자일 수도 있고 신설 기업일 수도 있다. 은행을 창업하기는 어려울 테니, 독립 보험대리점(GA)이나 투자자문사, 아니면 아직 관련법이 통과되지는 않았지만 금융상품전문판매업자도 가능성이 있다. 대형 금융그룹들은 이들의 위협이 본격화된 뒤에야 같은 유형의 사업에 뛰어들거나 M&A를 함으로써 시장을 방어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전면적으로 실행에 옮기기 어렵다고 해서 대형 금융회사들에게 위와 같은 논의가 전혀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최근 금융회사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성 중 하나가 ‘자산관리 영업’인데, 여기에는 위에서 언급한 전문성이나 고객과의 신뢰관계,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와 같은 요소들이 기존 영업방식에 비해 훨씬 중요해진다. 이러한 영역에서부터라도 조금씩 위와 같은 변화를 시도해본다면 의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간혹 보면, 금융업은 규제산업이라며 법이 바뀌기 전까지는 아무 것도 못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다. 금융업이 규제산업인 것은 맞지만, 시장을 규율하는 법규는 환경이 변하면 고치거나 넓혀 나갈 수 있는 울타리이지 절대 변하지 않는 감옥의 담장같은 것이 아니다. 그리고 명확한 비전과 계획을 가지고 끈질기게 요구하고 설득하면 울타리는 고칠 수 있다. 울타리를 고칠 영향력이 있는 대형 사업자들이 법규 탓만 하면서 손을 놓고 있는다면, 그동안 작고 날렵한 혁신가들은 울타리 틈새를 비집고 나가 새로운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다.

요즘 금융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이 많은데, 직원들은 갈고 닦은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하여 소비자에게 커다란 가치를 주고, 소비자는 아무런 의심걱정도 없이 믿고 거래할 수 있으며, 가슴을 뛰게 하는 미션과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혁신적 사업모델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며 우수한 성과를 거두는 그런 멋진 금융회사가 하루빨리 나타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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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 주가 추이]

※ 일일이 출처 표시 못한 부분은 이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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