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에 대한 강력한 믿음, 코스트코(COSTCO)

집은 사는 곳.
자동차는 이동 수단.
음식은 배를 채우기 위한 것? (아… 이 정도까지는 아니다 -_-;)

어쨌든 뭐 이런 식으로 내 성향은 다소 기능주의적이다.
멋대가리 없지만 어쩌겠는가… 이렇게 생겨먹은 걸;;

따라서 나에게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한 행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이상적 쇼핑은 필요한 물건을 최대한 짧은 시간을 투자해 최저 가격으로 사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인터넷 쇼핑이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쇼핑에 가장 가깝고,
뭘 사야하는지도 정하지 않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쇼핑은 피하고 싶은 것이 사실 ㅠ.ㅠ

(이런 쇼핑에 대한 남녀의 차이를 진화론적으로 설명하는 얘기도 들어본 것 같은데,
남자는 타겟에 집중하여 사냥을 하고 여자는 돌아다니면서 채집을 해 왔기 때문이라는;
어쨌든 주제에서 벗어나므로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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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쇼핑에 대한 나의 태도와 관련하여 거의 유일한 예외, 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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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조선일보 위클리비즈에 코스트코의 창업자인 짐 시네갈 인터뷰가 나왔는데,
여러가지로 인상깊기도 하고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나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도 있는 것 같아서
블로그의 첫 포스팅으로 써보기로 했다.

(링크: [Weekly BIZ] 마진 15% 넘으면 상품 가격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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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즐겨보는 미드인 Modern Family의 한 장면을 소개한다. (극 중 등장인물: 캠 & 미첼)

참고: 모던패밀리 시즌1 에피소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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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에서 나의 정신(줄 놓은) 상태를 생각해보면,
솔직히 위의 ‘미첼’의 행동이 별로 과장되었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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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과연 코스트코가 나를 무장해제시킨 방법은 무엇일까?

인터넷 쇼핑 할때도 쿠폰/카드 할인 받으면서 쪼잔하게 최저가를 따지는 내가,
왜 코스트코에 가면 일부러 어머니께 전화까지 해서 뭐 필요한 것 없으신지 묻는 걸까?
살 생각은 커녕, 그런 것이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물건을 왜 카트에 담고 있는 것일까?
뭘 사기 위해 코스트코에 가는 건지, 코스트코에 가기 위해 뭘 사는 건지 헷갈리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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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최저가에 대한 신뢰’에 있지 않나 싶다.
코스트코는 그 어떤 인터넷 판매자에 비해서도 압도적으로 싼 가격을 제시한다.

몇 가지 미끼상품을 싸게 팔아서 손님을 모으고 그 외의 상품에서 마진을 남기는
보통 대형 마트와는 달리, 코스트코는 놀랍게도 매장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상품이 최저가이다.
14년에 이르는 경험을 가진, 각종 오픈마켓 최우수등급의 인터넷 쇼퍼로서 내가 보장한다.

인터넷 쇼핑을 하면서 항상 ‘이게 최저가일까?’라고 끊임없이 의심하고 머리를 굴리는 사람에게
양질의 상품을 압도적인 최저가로 모아놓은 코스트코는 걱정할 것 없는 쇼핑의 천국이 되어버린다.
심지어 신용카드도 한가지 밖에 안 받기 때문에 무슨 카드로 긁을까 고민할 필요조차 없다.

‘뭐든지 코스트코에서 사면 다른 곳에서 사는 것보다 이익이다’는 강력한 신뢰가 형성되는 것이다.

최저가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는 것 까지는 좋은데,
절대적인 쇼핑 금액에 대한 심리적 제한까지 함께 없어져버리는 것이 치명적 단점이랄까 ^^;;

나처럼 최저가에 민감한 기능적인 쇼퍼는 대부분의 판매자들에게는 최악의 손님인데,
코스트코는 이들의 까다로움을 역이용해서 자신들의 충성 고객으로 만들어버렸다.

정말 멋지다는 말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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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관점에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런 코스트코의 최저가 전략은 매우 고객중심적 비즈니스 모델에 근거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만약 코스트코 이전에 누군가 모든 물건을 (압도적인) 최저가에 파는 사업모델을 얘기했다면,
소위 업계의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코웃음을 쳤을 것이다.

‘그런 매장은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존재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곳이다’
‘생기자마자 망할 것이다. 고객들이야 좋겠지만 그런 식으로 수익을 어떻게 내겠는가?’

뭐 대충 이런 반응들이 나오지 않았을까? 안봐도 비디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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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코스트코 창업자인 짐 시네갈은  이걸 해냈다.

그의 아이디어를 비웃었을 수많은 현실적인 업계 전문가들이 보란듯이,
고객이 원하는 이상을 실제로 구현했을 뿐 아니라,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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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혁신은 기존의 경영 방식이나 업무 프로세스에 기반한 개선 작업을 통해서는 절대 나올 수 없다.

고객이 가장 원하는 ‘(압도적) 최저가에 대한 믿음’을 양보할 수 없는 목표로 정해 놓고,
모든 경영철학과 업무 프로세스를 그 목표를 뒷받침할 수 있는 방식으로
원점에서 다시 구축해야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기존의 질서와 현실 논리를 극복할 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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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가장 중요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덜 중요한 것은 희생해야 했다.

코스트코가 포기한 것은 다음과 같다.
(하나하나 설명하자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생각나는 것만 간단히 정리한다)

– 일반 대형마트에 비해 적은 제품의 종류 (對제조사 협상력 극대화로 공급가 최소화)
– 대용량 포장 (엄청난 재고 회전율에 기반한 박리다매)
– 유료 연간회원제 (충성 고객을 스크린하고, 충성도를 강화시키는 장치)
– 창고형 매장, 무식한 디스플레이 (비용/인력 절감)
– 한 가지 신용카드만 사용 가능 (對카드사 협상력 극대화로 카드 수수료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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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제약들은 고객 관점에서는 불편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최저가’라는 중요한 가치를 위해서라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만한 것들이다.

일반 마트에서는 식용유 하나 사려고 해도 브랜드별/용량별로 열 개가 넘는 종류가 있는데,
이러한 과도한 선택권은 소비자들에게 편리함이나 가치는 커녕 혼란만 주지 않는가?

동네 슈퍼가 아닌 대형 할인매장에 오는 고객은 어차피 대량 구매를 염두에 두고 오는 거라,
생각보다 좀 많이 산다 한들 큰 저항감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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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위와 같은 논리는 코스트코가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방법일 뿐,
다른 사람들에게는 조금씩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사무실에서 코스트코 얘기를 꺼냈을 때 보였던 동료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감안하면,
매주 주말마다 양재동 코스트코 주변의 교통이 거의 마비되다시피 하는 것을 보면,
최근 이마트(트레이더스)와 롯데마트(빅마켓)가 앞다퉈 코스트코 카피 매장을 내고 있는 걸 보면,

이유야 어찌되었건 코스트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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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가 날려버린 것이  ‘여기서 이 가격에 사는게 잘하는 것일까?’ 라는 고객의 걱정이었다면,
금융회사가 날려버려야 하는 고객의 걱정은 무엇일까?

다음 글에서는 금융업에 코스트코와 같은 방식의 혁신을 적용해보면 어떨지 생각을 정리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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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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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트코에 대한 본 글의 내용은 위의 참고자료와 개인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쓴 것으로 상당 부분 제 주관적인 생각과 추측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일일이 출처 표시 못한 부분은 이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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